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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딸에게 - 양희은

 

난 잠시 눈을 붙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

넌 항상 어린 아이일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다 되었고

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너에게 해줄 말이 없지만

네가 좀 더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마음에

내 가슴 속을 뒤져 할 말을 찾지

공부라해

아냐 그건 너무 교과서야

성실해라

나도 그러지 못했잖아

사랑해라

아냐 그건 너무 어려워

너의 삶을 살아라

난 한참 세상 살았는 줄만 알았는데

아직 열 다섯이고

난 항상 예쁜 딸로 머물고 싶었지만

이미 미운 털이 박혔고

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알고픈 일들 정말 많지만

엄만 또 늘 같은 말만 되풀이하며

내 마음의 문을 더 굳게 닫지

공부해라

그게 중요한건 나도 알아

성실해라

나도 애쓰고 있잖아요

사랑해라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

나의 삶을 살게 해죠

왜 엄만 내 마음도 모른채

매일 똑같은 잔소리로

또 자꾸만 보채

난 지금 차가운 새장 속에 갇혀

살아갈 새처럼 답답해

원망하려는 말만 계속해

제발 나를 내버려 두라고

왜 애처럼 보냐고

내 얘길 들어보라고

나도 마음이 많이 아파

힘들어하고 있다고

아무리 노력해봐도 난 엄마의 눈엔 그저

철 없는 딸인 거냐고

나를 혼자 있게 나둬

공부해라 아냐 그건 너무 교과서야

성실해라 나도 그러지 못했잖아

사랑해라 아냐 그건 너무 어려워

너의 삶을 살아라 내가 좀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했던 걸

용서해 줄수 있겠니

넌 나보다는 좋은 엄마가 되겠다고 약속해 주겠니

랄 라랄 라랄 라랄

엄마 나를 좀 믿어줘요

어려운 말이 아닌

따스한 손을 내밀어줘요

날 걱정해주는 엄마의 말들이

무겁게 느껴지고 세상을 살아가는게 무섭게 느껴져

왜 몰래 눈물을 훔쳐요

조횽히 가슴을 쳐요

엄마의 걱정보다 난 더 잘해낼 수 있어요

그 무엇을 해내든

언제나 난 엄마의 딸로 다 버텨내고 살아갈테니

걱정하지 마요

말하지 않아도 난 알고 있다고

엄만 그 누구보다

나를 사랑한단 걸 그래서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엄마처럼 좋은 엄마 되는게

내 꿈이란거

말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다고

엄만 그 누구보다

나를 사랑한단 걸

그래서 난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는게

바로 내 꿈이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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