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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고르듯 살고 싶다

yungpri 2018. 10. 15. 13:31

 

 

“안녕하세요. 오늘도 빵, 하셨나요?”
일러스트레이터 임진아가 일상에서 발견한 행복의 조각들.

우리는 지금 고소한 냄새가 풍기는 빵집에 들어섰습니다. 빈 쟁반에 새하얀 유산지를 깔고, 조금은 비장한 표정으로 설렘을 품고 빵 집게를 쥐어요. 그리고 빵들 앞에 섭니다. 식빵, 크림빵, 치아바타, 소보로빵부터 예쁘고 화려한 케이크까지 다양한 빵들이 나를 보고 있습니다. 나는 어떤 빵을 좋아할까요? 오늘의 나는 어떤 빵을 먹고 싶은 걸까요? 당당히 좋아하는 빵을, 먹고 싶은 빵을 빈 쟁반에 올려놓을 때의 그 행복감처럼, 거창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지만 일상을 살아가게 하는 작고 귀여운 행복을 담은 책입니다.

 

빵을 좋아하는 만큼
빵을 고르는 시간 또한 즐겁습니다.
빈 쟁반을 들고 빵을 고르는 일은
나를 읽는 연습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나는 기분이 어떤지,
입에 어떤 걸 넣어야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는지,
빵을 먹는 시간만이라도 빵만을 생각하고 싶은 마음으로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빵을 바라봅니다.

먹을 때보다 고르는 때가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는데,
그 선택은 어렵기만 하고
나의 현실만이 두드러질 뿐입니다.
빵을 고르는 것처럼
나의 기분만이 중요하면 좋을 텐데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평생 모르겠는데
좋았던 순간만큼은 말할 수 있지 않나요?
어느 날 우연히 들어간 빵집에서
내 목소리를 들으며 고른 빵 하나처럼,
작은 순간들이 결국은 내 삶의 방식이 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때로는 입에 넣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이게 아니었는데. 실패했다.’
걱정 마세요.
우리에게는 마음에 드는 빵을
입에 넣은 기억이 분명히 있고,
인생에 제일가는 빵 맛을
아직은 맛보지 못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 p.8~9

“일상에서 작은 악마가 된다고 느끼는 순간: 집으로 가는 길에 케이크를 딱 한 조각만 사서 가방에 숨겨 가지고 들어가 가족 몰래 방에서 혼자 먹을 때.” P.38

나쁜 일로 하루를 망쳤다고 생각하는 마음에 작은 좋은 행동 하나를 더하는 방법. ‘나쁜 일-나쁜 일=나쁜 일 없음’은 인간이 이룰 수 없는 공식이지만 ‘나쁜 일+좋은 일=나빴지만 좋은 일’은 인간이기에 가능한 공식이다. --- p.53

어쩌면 사람의 마음도 그렇지 않을까? 차가워진 혹은 먹먹해진 마음에는 조금씩 저어주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마음의 문제는 냉장 보관된 청보다 더 차갑게 굳을 수 있기에 단숨에 풀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덧’이라는 시간이 필요하고, 더디게 나아진다. 그리고 저으며 녹이는 과정이란 일상의 다정한 한마디와 잦은 표현, 그리고 노력하지 않아도 피워낼 줄 아는 표정이 아닐까. --- p.90

사각 팬에 구운 설탕 10퍼센트 이하의 흰 주식용 빵. 본래 빵이라는 건 끼니도 간식도 되지만, 본격 주식용 빵이라는 뜻을 가진 ‘식빵’이라는 이름이 좋다. 두툼한 식빵에 버터를 발라 구우면 마치 고기의 육즙처럼 빵즙의 존재를 믿게 된다. 식빵 한 봉지를 사온 후 내 취향에 맞게 구워 준비하는 일만으로도 오늘 하루가 꽤나 마음에 들게 된다. --- p.145

 

소소한 일상이 마음에 닿는다.

다 비슷하게 사는구나!!! ^^

생각에 가장 많은 위로를 받게된다. 공감하니까.

빵 작가가 책 서두와 말미에 가장 좋아하는 빵이 뭐예요? 묻는다.

부담없는 조금은 친숙한 질문이란 생각이 든다.

빵 하나를 놓고 사람과 사람 사이 마음을 나누기도 쉬울 것 같다.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들이니까................